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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으른 완벽주의자의 엉망진창 하루

꼼꼼한 순간기록자 2026. 2. 24. 01:29


아이들 봄방학이다
아침엔 1시간 늦잠을 잤다
운동도 가지 못했다  
아이들은 밥을 안 먹겠다고 했고
사실 몇 번 더 권할 수도 있었는데
나는 그냥 포기했다
그리고 다시 누웠다

솔직히 좀 귀찮았고, 조금은 모른 체 도망치고 싶었다
어제 늦게 자서 잠도 부족했으니 ㅠ

12시쯤 아이들이 부엌에서 뭔가를 하는 듯했다.
배고파서 점심을 먹을 거라고 한다
괜히 미안했다.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서….

엄마표 연어초밥


대신 점심은 연어초밥으로 맛있게 차려줬다.
단촛물을 만들고 양파를 썰어 마요네즈소스도 만들었다
맛있게 먹는 걸 보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
뭐라도 할 일을 한 것 같아서….

보강 때문에 학원 픽업을 해주고 나는 곧바로
기타를 치러 갔다. 나의 주 1회 취미생활이다
기타 선생님이 떡볶이랑 커피 그 외
여러 간식들을 잔뜩 사주셨다
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른 시간이었다
기타치며 노래를 신나게 부르는 건 힐링이다

나는 엄마이기전에 그냥 나이기도 하니까….


마칠 시간에 맞춰 다시 픽업을 갔다
집에 오니 아이들은 초밥이 더 먹고 싶다 했고
나는 배가 불러 남편이 애들만 데리고 나갔다
집 앞에 새로 생긴 초밥집으로…

그 사이 혼자 집을 정리했다.

세탁기를 돌리고 건조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
이상하게 혼자 집 치우는 시간이
오늘 하루 중 제일 평온했다.

그리고 티스토리 글을 적기 시작했다
발행하고 나니 설레는 기분도 들었다
내가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 사람 같았다.

기타 수업이 끝나고 옆에 도서관에서
책도 한 권 빌려왔다
바로 읽고 싶지만 오늘은
티스토리에 에너지를 많이 썼다 ㅋ
내일 읽어야지

그래도 기분 좋게 잘 수 있을 것 같다
게으르고 나쁜 엄마로 시작한
엉망진창 하루였지만
꽤 잘 살아낸 하루였다

완벽하진 않아도
도망치기만 한 하루도 아니었으니
그거면 된 거 아닐까?

내일은 아침을 차려주도록 하겠다

미안했어 나의 비타민들아